[3월호 기획특집]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 농장 경영 이것만은 지키자!!

현장에는 한돈농가들을 꾸준하게 괴롭히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심한 문제를 하나 꼽으라고 하면 환기라고 할 수 있다.

환기는 매우 극단적이어서 때로는 질병보다 더 큰 도폐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며, 때로는 호흡기 질병이 활성화되는데 방아쇠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환기를 잘못하면 시설에도 큰 피해를 발생시키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본고에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1. 단열이 잘 된 돈사와 단열이 잘 되지 않는 돈사? 근무자의 건강은?
단열이 잘 된 돈사와 그렇지 못한 돈사 어떤 것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독자들은 단열이 잘 된 돈사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것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윈치돈사를 무창돈사로 개축하고 많은 농가들이 “차라리 윈치돈사였을 때가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윈치돈사는 무창돈사보다 단열이 취약하다.

그런데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일까? 많은 무창돈사들이 단열은 잘 되는 반면 ‘환기시설’이 적절하게 설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사진 1-1) 잘 관리되고 있는 윈치커튼 돈사
▲ (사진 1-2) 과도한 가스로 결막염이 발생한 무창돈사

예를 들어보자. 더운 여름 환기시설이 부족하고 단열이 잘 된 돈사는 어떨까?

돈사 내부에서 발생한 열이 돈사 외부로 적절하게 배출되지 못해서 찜통 돈사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돼지가 잘 클 수 있을까? 차라리 여기 저기 구멍이 뚫려 단열이 잘 되지 않는 윈치돈사에서 돼지가 잘 클 것이다.

겨울은 어떤가? 단열이 잘 되어서 돈사 내부는 아주 따듯한데, 입기되는 외부 공기가 차갑다. 따듯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벽면에서 만나면서 ‘응결현상’이 나타나고, 흰곰팡이나 바이오필름이 돈사 벽면을 꽉 채우게 된다.

이렇듯 단열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환기에 문제가 있으면 오히려 단열이 독이 될 수 있다. 근무자 건강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2. 입기와 배기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환기가 필요하다. 

▲ (사진 2-1) 배기 불량으로 곰팡이가 가득한 휀

돈사 입기와 배기의 목적은 돼지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불필요한 열과 ‘가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호흡 과정이나 분변과 슬러리에서, 또는 급수장치에서 나오는 ‘습기’를 적절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 (사진 2-2) 체표면이 젖어 포개어 있는 돼지들

이 습기와 열이 제대로 제거되지 못하면 돈사는 눅눅하고 더운 상태가 된다. 당연하게도 여름에는 돼지가 안 크고, 겨울에는 체표면이 젖은 돼지들의 기침 소리가 멈추지 않는 돈사가 된다.

▲ (그림 1) 겨울철 20% 이하 배기 시,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비정상 배기
▲ (그림 1) 겨울철 20% 이하 배기 시,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비정상 배기

배기가 정상적이라는 것은 휀의 가동 속도와 상관없이 역풍(그림 1-③)이 발생하거나 베르누이 효과로 인해 과환기가 발생(그림 1-①)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런 문제들은 주로 겨울에 발생한다. 

이 내용은 필자가 속한 한별팜텍의 이승윤 대표가 피그앤포크한돈 2023년 2월호 256p에서 상세하게 다룬 바 있다(QR코드 참고).

입기가 정상적이라는 것은 돈사 외부의 상대적으로 차갑지만 산소가 풍부한 공기가 온난한 상태로 변해서 돼지의 호흡에 이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산소는 많지만 차가운 공기가 직접적으로 돼지를 향하게 되면 계절과 상관없이 호흡기 문제가 발생하고, 특히 겨울철에는 돼지에게 치명적이다.

▲ (사진 3) 동일한 돈사, 동일한 배기 조건에서 진행한 입기구의 성능 테스트
▲ (사진 3) 동일한 돈사, 동일한 배기 조건에서 진행한 입기구의 성능 테스트

(사진 3)을 보면 극명하게 입기 성능 차이가 보인다. 왼쪽은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기존 돈사 내부의 공기와 충분하게 섞이면서 온난하게 변화할 수 있는 반면, 오른쪽은 차가운 공기가 입기 되자마자 바로 돼지들이 있는 곳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저 차가운 12월의 외부 공기가 돼지에게 직접적으로 향하고 있다. 너무 아찔하지 않은가?


3. 환기를 잘못하면 돼지의 피해뿐만 아니라 시설물 피해도 입게 된다.
앞에서는 잘못된 환기시설로 인한 돼지의 피해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다. ‘응결현상’과 ‘습기’와 ‘가스’가 제대로 제어되지 않으면, 과연 그 피해가 돼지에만 국한되어 나타날까?

그렇지 않다. 이런 돈사는 필수적으로 시설물들이 부식되기 시작한다. 특히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돈사의 경우 벽체와 지붕이 빠르게 부식되기 시작한다.  

▲ (사진 4-1) 내부에 패널 부식이 발생한 돈사.
▲ (사진 4-2) 과습 때문에 콘센트를 방수함에 넣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한돈농가가 비육돈 400두 정도를 키울 수 있는 돈사에 3,000만원을 들여서 10년을 사용할 목적으로 돈사의 지붕과 벽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이 돈사의 지붕과 벽체는 연간 300만원 정도씩의 감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응결현상’과 ‘습기’와 ‘가스’가 제대로 제어되지 않아 실제로 5년밖에 돈사 지붕을 사용하지 못했다면 이 돈사는 연간 600만원씩 감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비육사의 활용도는 400두×2.5회전 = 1,000두 정도라고 가정하고, 이 한돈농가가 비육돈을 팔 때 감가가 없다면, 두당 5만7,000원의 순수익이 남는다고 가정해보자.

10년의 내구성을 갖는 지붕과 벽체는 300만원/1,000두 = 두당 3,000원 정도의 순이익을, 5년의 내구성을 갖는 지붕과 벽체는 600만원/1,000두 = 두당 6,000원 정도의 순이익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다.

감가로 인해 두당 6,0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순이익을 약 10.5%나 감소시키는 것이다.

필자가 해외의 우수한 농장들을 다녀보면, 설립연도에 비해 내부 시설물의 상태와 스톨 등이 그 연식에 비해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농장들의 환기 시설은 매우 치밀한 계산을 통해 설치되어 있었다.

▲ (사진 5) 1936년부터 운영된 덴마크의 우수 랜드레이스 종돈장. 천장이 나무로 되어 있다.
▲ (사진 5) 1936년부터 운영된 덴마크의 우수 랜드레이스 종돈장. 천장이 나무로 되어 있다.
▲ (사진 5) 1936년부터 운영된 덴마크의 우수 랜드레이스 종돈장. 천장이 나무로 되어 있다.

그리고 절대로 찜통같이 덥고 습한 곳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하는 부분이다.

 

 


박성원 본부장
(주)한별팜텍
▣ 문의사항
상기 원고에 대한 궁금한 사항은 글쓴이 메일로 문의바랍니다.
글쓴이 E-mail : swinebreeder98@gmail.com
▣ 출처 
피그앤포크한돈 2024년 3월호 3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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