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도별 여름철 기온 현황

김해기상청을 기준으로 최근 9년간 7월의 일평균 기온을 분석할 시 2020년이 22.7℃로 가장 낮았고, 금년의 경우 평년보다 조금 높은 기온을 보였다. 반면 8월의 일평균 기온을 분석할 시 금년은 8월 29일 누계 기준 26.3℃로 최근 9년간 2014년 다음으로 낮은 기온을 보였다. 7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았다면 8월은 평년 대비 조금 낮은 기온을 보인 한 해였다. 특히 2014년과 2017년에 이어 8월 평균 기온이 7월 평균 기온보다 낮은 해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2020년 7월 일평균 기온이 22.7℃로 평년 대비 3℃ 이상 매우 낮았는데, 이는 월 21일 강수에 강수량도 월 534.9mm로 역대급이었기 때문이다. 금년 7월 강수량도 427.3mm로 평년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강수일이 9일로 짧아 결과적으로 실제 기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2. 기온과 분만율과의 상관관계

그러면 실제 기온과 분만율과의 상관성은 얼마나 높을까? 앞에서 최근 9년간 7월과 8월 평균 기온을 분석한 결과 작년 7월의 평균 기온이 평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실제 농장의 생산성, 특히 분만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해 보자.

(그림 3, 4)는 부경양돈농협 양돈전산 참여농가 중 3년 이상 전산에 참여하고 있는 동일 농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3년간의 11월과 12월 분만율 비교분석 자료이다. 약 80여 개 농장을 대상으로 3년간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로 2020년 11월 분만율이 다른 연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반면 8월 교배돈이 분만하는 12월 분만율은 평년과 유사한 출현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7월과 8월 평균 기온은 2019년 대비 2018년이 조금 높았지만 분만율은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여름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올라가지 않는 한 11~12월 분만율은 연평균 대비 2~3% 낮게 형성되고 있다.

3. 여름철 기온과 다음 연도 출하두수와의 연관성

일반적으로 일평균 등급판정두수는 4월을 고점으로 8월까지 하락한 후 9월 이후 다시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금년의 경우 5월 일평균 등급판정두수가 4월보다 높게 나타났다. 5월은 주로 7월 교배돈에서 태어난 비육돈이 출하되는 시기로 작년 7월의 경우 평균 기온이 평년 대비 4℃ 이상 낮고, 6월 평균 기온보다 낮았는데, 출하두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4. 금년 7월과 8월 기온으로 예상 가능한 2022년도 5~6월 출하 흐름

금년 7월의 경우 평년 수준의 기온 분포를 보였다면 8월의 경우 일평균 기온도 2014년 이후 가장 낮다. 또한 중순 이후 가을 장마 등의 영향으로 다른 연도 대비 기온 하락이 상대적으로 빠른 편에 속한다. 이런 영향으로 7월 교배돈이 주로 분만되는 11월보다 8월 교배돈이 분만되는 12월의 분만율이 비슷하거나 조금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연관되어 내년 출하두수도 평년과 다르게 5월보다는 6월 출하두수가 비슷하거나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특히 6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출하증가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예상된다. 

5. 여름철 교배돈이 연중 돈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연중 월단위 돈가를 보면 6개월은 연평균보다 높고, 6개월은 낮은 패턴을 보인다. 이 중 연평균보다 높은 6개월은 4~9월 사이로 주로 6~11월 사이 교배된 모돈에게서 태어난 비육돈들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연중 생산성이 우수한 것도 중요하지만, 특히 7월과 8월 여름철 교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6~11월 6개월간 안정적인 교배가 되어야만 농장의 실질적 수익향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6. 출하지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출하지연의 발생 원인을 여름철은 더위로, 기타 계절은 질병과의 연관성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공식이 바뀌고 있다. 출하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 더위나 질병이 아닌 생산성적 개선에 의한 밀사로 발생하는 농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농장주들과 돈사 신축이나 현대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가 이유두수 설계이다. 몇 년 전에는 이유두수 11두를 기준으로 돈사 설계를 권장했다면 작년 이후는 설계 이유두수를 12두로 권장했다가 생산성이 우수한 농장의 경우 최근에는 다시 13~14두까지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몇 년 사이 이유두수 증가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성적 개선은 (표 4)의 한돈팜스 발표자료에 나와 있지만 대체적으로 2020년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고,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 개선은 분명 PSY와 MSY 증가라는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사육공간 부족이라는 문제까지 유발하고 있다. 국내 대다수의 농장들이 이유두수 10두 전후를 기점으로 설계된 면적에서 사육하는 상황에서 밀사로 인한 출하지연은 예견된 수순이라 할 수 있겠다. 해결 방안은 육성·비육사를 확대하거나 모돈규모를 감소시키는 것인데, 전자의 경우 허가와 연관된 사항이라 여의치 않은 반면 모돈규모 감축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농장의 냉방기 도입 확대로 기온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름철 더위 예방대책이 이전에는 쿨링패드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쿨링패드 외 냉·난방기의 도입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냉방장치를 설치한 농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여름철 피해가 감소하고 있고, 이는 출하일령 단축 등 생산성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이제는 환경까지도 일정 수준 조절이 가능해 생산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가로 냉방기 사용을 7~8월에 국한하지 말고, 5월 이후 일별로 기온이 급속하게 상승하는 경우 7월 장마철 시기 등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더위 피해나 습도 제거 등의 목적으로 확대 운영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돼지는 땀샘이 없어 사람보다 더위에 더 취약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국내 기온은 아열대성 기후의 영향으로 5월에도 에어컨을 가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이 더위를 느낄 정도면 돼지는 더 심하게 느끼고, 더위는 생산성적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바란다. 

 


박기홍 센터장
부경양돈농협 양돈클리닉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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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피그앤포크한돈 2021년 10월호 222~2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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