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듣는 말이 “두록 산자수가 너무 적어요. 두록도 새끼를 많이 낳도록 개량해 주세요”라는 것이다. 이 질문은 일반 비육농장보다는 주로 두록을 사육하는 농가에서 이 같은 요청을 많이 한다.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은 경험도 있다. 십여 년 전 국제학회 참석 중 어떤 나라의 국가 연구기관에서 두록 번식성적 개량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던 것을 들었다. 비슷한 얘기로 해외 종돈 회사에 견학을 갔을 때 담당자가 하는 말이 “한국 손님들은 두록을 선발할 때 유두를 꼭 확인하는데, 이게 무슨 의미이냐?”라는 반문이었다.

혹시 세계적으로 부계로 두록을 이용하는 경우, 번식성적 개량을 선발 비중에 반영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두록을 3원 교잡종 생산 시 모돈으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 해당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 국립축산과학원)
▲ 해당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 국립축산과학원)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돼지고기는 “전문화된 부계와 모계 계통을 이용한 비육돈의 생산성을 최대화하는 생산 시스템”으로 원료돈을 생산한다. 우리의  시스템으로 쉽게 설명하면 F1(YL) 암퇘지에 두록을 수퇘지로 교배하여 YL*D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몇 달 전 '전문가의 시선' 코너를 통해 기고한 '산자수, 수컷의 능력이 좋아도 배우자에게 발현되지 않는다' 편을 읽어 보면 두록을 원료돈의 수컷으로 이용할 경우에는 번식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비육돈 생산 교배에는 효용이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록 생산농장은 번식성적이 향상되면 수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일까? 농장 자체로는 보완될 수 있으나 양돈 시스템 전체에서는 부계 두록의 번식성적을 개량한다는 것은 큰 손해이다.

우리나라의 양돈 현상을 가정한 다음의 간단한 계산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 (표 1) 우리나라 국가 개량 프로그램에서 선발 비중에 따른 경제가치의 변화         
▲ (표 1) 우리나라 국가 개량 프로그램에서 선발 비중에 따른 경제가치의 변화         

여기에는 많은 가정이 있지만 현실적인 숫자로 업데이트를 해서 계산해도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두록 모돈 5,000두, F1 모돈 1백만두로 가정하였다. 경제가치는 생존산자수의 경우 5,000원(두/복), 90kg 도달일령은 -600원(일/두)이다. 연간 개량량 중 (2)는 선발 비중을 조절하여 개량량이 각 형질의 100% 반영의 절반이 나타나는 것으로 가정했다.

각 경우에 따른 연간 기대수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1) 두록 산자수 증가 기대수익
0.2두×5,000두×2.4회전×5,000원 = 12백만원

2) 두록의 산자수 증가, 90kg 도달일령 개선과 비육돈 90kg 도달일령 개선 기대수익
0.1두×5,000두×2.4회전×5,000원+MSY 18두×5,000두×600원+MSY 20두×1,000,000두×600원×0.5×1일 = 60억6천만원

3) 비육돈의 90kg 도달일령 개선 기대수익
MSY 20두×1,000,000두×600원×0.5×2일 = 120억원

각 상황을 경제가치 개선 기대수익으로 환산해 보면 그 차이는 명확하다. 그러므로 어떤 종돈장이 번식성적을 개량하는 두록을 만들고 있다면 그 농장의 두록을 구매해 부계로 사용하는 것은 비육농장에서는 손해이다.

특히 국가 개량방향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육종사업도 정해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대비 가장 효율이 좋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 이일주 박사
(주)다비육종 육종연구소
▣ 문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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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mail : pigbreed@darb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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