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품질 개선을 위한 점검 포인트【2】

양돈농가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본인이 출하한 돼지가 현행 등급 기준에 얼마나 부합하여 수취단가를 더 잘 받을 수 있는가이다. 농가에서 수취단가를 잘 받은 돼지라도 실제 시장에서 선호하는 특성을 가진 돼지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공판장에서 높은 수취단가를 받은 지육이 곧 소비자가 선호하는 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돼지고기는 부분육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돼지고기의 기준을 쉽게 피드백(feedback)해서 특정하기는 어렵다. 

최근 10년 가까이부터 대형 소매점(retail)에서는 삼겹의 경우 지방이 거의 없는 부분을 선호한다. 삼겹을 먹는데 지방이 없는 부분을 선호한다고 하면 정말 아이러니하고, 이해가 잘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간단한 시식회 등을 통해서 확인해 보면, 육안으로 봤을 때 과도하게 지방이 많아 보이는 것은 기피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방이 적은 삼겹살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소비자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지방이 좀 더 많은 부위의 삼겹살을 좋아하는 소비층도 당연히 있다.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삼겹살 중에도 지방과 근육으로 분리되는 부위에서 두껍게 보이는 지방을 지양할 뿐이지, 근육 내 마블링이 골고루 분포된 형태는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대부분 연령층에서 크게 선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드람양돈농협은 경기도청과 협력해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2013년 하반기에 설치했으며, 한국형 산식 커팅 테스트 진행 및 검증과정을 통해 출하도체 관련 자료를 축적·분석해 오고 있다. Autofom Ⅲ는 도축공정 중 탕박·탈모과정 후 도체가 16개의 초음파 센서를 지나면 5mm 간격으로 센서당 200회 정도 초음파로 측정해 이미지를 분석한다. 16개의 초음파 센서는 도체가 지나가는 순간 도체의 목부터 뒷다리까지 스캔한다. 따라서 Autofom Ⅲ는 도축공정 중 별다른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 자동으로 돼지 각 부위의 정육량 및 지방량 등을 측정하여 생산을 예측할 수 있는 장비이며, 유럽에서는 이미 등급판정기계로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다(그림 1, 2, 사진 1).

(그림 1, 2) Autofom Ⅲ의 돼지 도체 측정 방법
(그림 1, 2) Autofom Ⅲ의 돼지 도체 측정 방법
▲ (사진 1) Autofom Ⅲ의 스캔과정 모습
▲ (사진 1) Autofom Ⅲ의 스캔과정 모습

1. 삼겹 내 지방 함량을 구분할 수 있을까?

Autofom Ⅲ의 경우 도체 지육 전체의 근육량과 지방량을 모두 스캔하여 표시할 수 있다. 특히 삼겹의 경우는 삼겹 내부 근육량 대비 지방량(삼겹 근간 비율 %)의 구분이 가능하다. 삼겹 한 판에서 근육과 근육 사이의 지방을 근간지방으로 구분한다(사진 2). 삼겹 내 근간지방의 비율과 등지방 및 피하지방은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삼겹을 자르지 않고도 전체적인 지방 과다 부분을 추적할 수 있어 삼겹의 근간지방 비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사진 3). 

향후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구간의 품질을 선별해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2) 삼겹의 근간지방과 피하지방
▲ (사진 2) 삼겹의 근간지방과 피하지방

 

▲ (사진 3) Autofom Ⅲ에 의해 구분된 근간지방 비율에 따른 삼겹의 모습
▲ (사진 3) Autofom Ⅲ에 의해 구분된 근간지방 비율에 따른 삼겹의 모습

2.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1tofom Ⅲ)를 활용한 선호 지육 파악

그동안 Autofom Ⅲ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과학적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지육을 파악하여 영업과 마케팅 분야로 산업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본고에서는 그중 경매시장에서의 선호 지육 특성에 대한 부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선호 지육 특성 조사

• 기간 및 두수 : △2018년(63,388두), △2019년(54,759두)

• 조사 방법 : △안성축산물공판장 낙찰 경매단가 기준 조사, △도체중 대비 삼겹 중량 기준, 삼겹 내 근간지방 비율(Autofom Ⅲ) 기준 낙찰단가

(2) 품질 기준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근간지방 비율

(표 1) 삼겹 근간지방 비율 기준 경매 낙찰단가 변화(2019년 기준)
(표 1) 삼겹 근간지방 비율 기준 경매 낙찰단가 변화(2019년 기준)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삼겹 근간지방 비율 13% 이상~15% 미만 구간에서 가장 높은 낙찰단가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도체 중량 대비 삼겹의 중량 비율이 우수한 도체 특성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삼겹의 근간지방 비율의 기준을 품질 기준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비단 업체뿐만 아니라, 어느 구간의 도체중(생체중 추정 포함)과 등지방에서 가장 좋은 단가를 받을 수 있는지 농가에게 좋은 정보가 된다. 결국 이러한 자료가 농가에 피드백된다면 품질 균일화 및 수취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업체에서도 이러한 자료가 쌓이다 보면 업체에서 선호하는 우수 도체구간을 판단할 수 있고, 그에 맞춰 장려금 구간도 조정해 지급할 수 있어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통한 고(高) 이익률 도체 특성 추정

(1)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를 이용한 고(高)이익 도체구간 측정의 장점

현재 우리나라는 등급 및 등지방으로 출하돈 정산을 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체가 실제 시장에서 팔았을 때 소비자가 선호하는 돼지인지, 판매했을 때 고(高) 이익률이 되는 도체인지 정확히 추적할 수 없다. 현행 등급 기준으로는 매출 이익률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도체 중량 대비 삼겹의 중량 기준 또는 근간지방의 비율 기준 등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활용하면 도체의 이익률을 대략 추정할 수 있다. 이는 도체 부위별 수익률과 고(高)이익 도체구간을 추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연간 자료가 계속 누적되다 보면 업체에서도 연간 매출 이익률(기타 영업 비용 및 영업 외 비용 등은 불포함)의 동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어 경영의 참고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지육 매출 이익률(%)=(지육 매출액-지육 매입액)/지육 매출액×100

• 기간 및 두수 : △2018년(420,776두), △2019년(350,179두)

• 조사 방법 : △도드람푸드 안성, △매입금액 : 암거세 월평균 경락단가, △매출금액 : 부위별 단가((사)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기준 단가)

(그림 3)에서 알 수 있듯이 도체 이익률은 도체중 대비 삼겹중량 기준으로 확인했을 때 삼겹의 중량이 대략 13~14% 비율을 차지할 때 가장 매출 이익률이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림 3의 12% 구간은 도체 출현두수가 적기 때문에 무시함). 결국 이러한 데이터는 농가에서 어떠한 규격으로 돼지를 키워야 하는지 품질의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3) 도체중 대비 삼겹중량 기준 매출 이익률(2018년, 2019년)
(그림 3) 도체중 대비 삼겹중량 기준 매출 이익률(2018년, 2019년)

4.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활용한 돈육품질 향상

이 외에도 자동등급기계판정장치(Autofom Ⅲ)를 통한 돼지고기 품질 향상 방안은 다양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떠한 도체를 시장에서 선호하는지가 확인되면 판매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고, 실질적인 장려금 구간의 변동을 가져오면, 그에 따라 농장에서 출하해야 하는 품질의 기준도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양돈업계에서 근무하면서 항상 기승전(起承轉)으로 강조하는 사항이 있다. 도체의 규격은 선별과 정선으로 어느 정도 조절이 되지만, 원료돈의 품질에 대한 부분은 항상 농가들이 관심과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 

과연 출하 정산을 잘 받은 도체라고 해서 내가 돼지를 정말 잘 키웠다고 말할 수 있는지 고민했으면 한다. 출하돈에 외부 이물질(주사침, 항생제, 기타 다른 약품의 잔류 등)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이러한 부분은 등급판정 이후에 대부분 확인 가능하므로), 위생 상태 및 최종 제품에 문제가 될 만한 위해 요소가 가해진 상태로 출하되고 있지는 않은지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양돈산업 전체의 문제이므로 출하 후 이러한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돈농가는 항상 출하돈에 대한 기본적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고은영 부장
도드람양돈농협 유통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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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e-mail : koe77@dodram.co.kr
▣ 출처
피그앤포크한돈 2021년 2월호 360~3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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